일본에서 있었던 이야기를 적은 이범선의 '도마뱀의 사랑'이라는 수필은 그런 생각을 잘 보여준다. 이야기의 내용은 이렇다.
일본에서 있었던 일이다. 일본의 집 벽은 나무로 얼기설기 골격을 짜고 양쪽에서 흙을 바르기 때문에 속이 비어 있다. 어느 집을 수리하려고 벽을 뜯다 보니 그 속에 도마뱀이 갇혀 있었다. 꼬리에 긴 못이 박혀 꼼짝도 못하고 있었던 것. 그 못은 10여 년 전에 그 집을 지을 때 박았던 못이었다.
10년 동안 어떻게 살았나 싶어서 살펴보니, 한참 있다 도마뱀 한 마리가 먹이를 물고 기어왔다. 벽 속에 꼬리가 박힌 도마뱀을 구하고자 신의를 버리지 않고 동료(?) 도마뱀이 10년 넘게 먹이를 물어 날랐던 것. 도마뱀의 변치 않는 심성을 잘 보여주는 이야기라고 할 수 있다.